까마귀 관련!

호천 2010. 6. 12. 18:29

가마귀 디디는 곧애 백로야 가지마라
희고 흰 긷헤 검은 때 무칠셰라
진실로 검은 때 무티면 씨을 길히 업사리라

 

 

 <남훈태평가>

(정몽주 어머니)

 

까마귀들이 싸우는 골짜기에 백로야 가지 말아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의 새하얀 빛을 시샘할까 두렵구나.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이 더러워질까 걱정되는구나.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의 흰빛을 시샘하나니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이 시조는 포은 정몽주가 이성계를 문병 가던 날,

팔순이 가까운 그의 노모가 간밤의 꿈이 흉하니 가지 말라고

문 밖까지 따라 나와 아들을 말리면서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몽주는 결국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선죽교에서 이방원이 보낸 자객 조영규에게 피살되고 말았습니다.

정몽주의 노모가 타계한 후 선죽교 옆에 그 노모의 비석을 세웠는데,

기이하게도 그 비석은 언제나 물기에 젖어 있었다고 합니다.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이가 하노라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마라
겉이 검다한들 속 조차 검을손가
겉 희고 속 검은 건 너 뿐인가 하노라

 

<병와가곡집>

(이 직)

 

까마귀가 빛깔이 검다고 백로야 비웃지 말아라.

겉이 검다고 한들 속까지 검겠느냐 ?

아마도 겉이 희면서 속(마음 속)이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고려가 망하자 고려 유신들은 절의를 지키며 초야에 묻혀

망국의 한과, 새 왕조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이에 새 왕조에 가담한 이들은 자기 합리화와 정당성을 작품으로 나타내었다.  

작자는 고려 유신의 한 사람으로 새 조선조의 개국 공신으로 벼슬을 하였다.

두 왕조를 섬긴 자신을 '가마귀'에 비유한 것은

"충신은 불사이군"이라는 정신에 입각하여 자신의 처신이 바른 것만은 아님을 밝히고자 했고,

속마저 검은 것은 아니라고 함으로써 자신의 양심은 부끄럽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청구, 해동, 가곡원류>

(뱍팽년)   

 

  • 본 바탕이 검은 까마귀가 희 눈비를 맞아 겉이 잠깐 하얗게 보이는 듯 하지만 다시 검어지는구나.
  • 야광구슬과 명월구슬(밤에도 빛을 내는 보옥)이 밤이라고 해서 어둡게 변하겠는가
  • 임에게로 향한 한 조각 붉은 충정이야 변할 리가 있겠는가?
  •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은,

    단종을 보필하라는 세종의 유훈을 받들어 세조에게 저항하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 사람이다.

    작자는 다른 동지들과 함께 단종의 복위에 뜻을 두고 힘을 썼지만,

    같은 동지(김 질)의 배신으로 투옥되었고,

    작자의 마음을 떠보는 세조에게 답하기 위해 지어진 작품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온하다!  (0) 2020.03.12
    선택!  (0) 2008.08.27
    좋아하는 시!  (0) 2008.06.17
    김삿갓의 시(6)!  (0) 2008.05.22
    태산이 높다하되........  (0) 2008.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