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정....

호천 2024. 9. 28. 15:08

검찰이 이재명에 2년 징역을 구형했다. 11월에 1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고, 거기서 최장 1년을 끌어 2심 판결이 나오고, 또 1년이 경과해서 대법원이 100만원 벌금 또는 그 이상의 형량으로 유죄 선고를 하면 이재명은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법이 정치를 지배하는 사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또다른 가능성은 2심, 3심이 이보다도 더 시일을 끌어 최종판결이 차기 대통령 후보 확정 전에 나오지 못하고 따라서 이재명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어 지금으로서는 국민의힘 당의 후보로 유력한 한동훈과 대결을 벌여 당선이 되든지 2022년에 이어 또 한번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것이다. 후자는 법이 정치와 타협하여 선거라는 정치행사에 폭탄을 돌리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과연 이재명의 과거행적, 즉 11개의 혐의사실로 4개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그의 죄과가 대통령선거 출마를 저지할 만큼 중대한 것인가 아닌가 하는 다툼이 법정 밖에서 세차게 진행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정치세력은 4개의 혐의사실이 다 조작된 것이고 설혹 진실임이 입증된다고 하더라도 이재명의 대선 출마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데 그들의 생각은 엄청난 규모의 부패나 적과의 내통 같은 중대범죄가 아닌 한 지난 선거에서 0.7퍼센트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이재명의 후보자격을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재명을 반대하는 세력은 당초에 이 사람은 도덕성 즉 인성 자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의 최고 통치자 자리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11가지 죄과는 대선출마 자격을 상실하기에 충분할 만큼 사악하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재명의 경우보다 훨씬 약한 정도의 비리를 이유로 국회의 탄핵을 맞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또 그보다도 더 낮은 정도의 기업활동상 오류를 구실로 정치보복을 당해 수감생활을 했으니 이재명은 이들과 비교해도 더 큰 죄인이라는 논리다. 요컨대 이재명 사태가 재판관들의 판단에 따라 가부간 결정될 것인가 아니면 법정 밖 정치세력간의 대결로 결판이 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이나라의 앞날, 2년 남짓의 기간에 도사리고 있다. 1심 선고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야권은 이재명 보호를 위한 장외투쟁을 준비하고 있고 정부 여당도 이에 대비하면서 전력을 다해 대국민 홍보작전을 벌일 태세이다. 이제 우리에게 낯익은 장면들이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져 주말마다 민주당 지지 “개혁의 딸들” 시위대와 보수의 첨병 전광훈 사단, 태극기 부대가 자리다툼을 하며 확성기 싸움을 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예견해서인지 야당은 몇 주 전부터 윤석열 정부의 계엄준비설을 퍼뜨려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계엄’을 입에 올리고 있는 것이 마치 윤대통령에게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해 보라고 유혹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과 탄핵 정국을 초래해 국정을 혼란 속에 몰아넣고는 대통령에게 남은 길은 계엄밖에 없으니 한번 해보라, 그러면 대규모 국민적 저항을 유도해서 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하는 것이 이재명 보호를 궁극 목표로 삼는 야권 전략의 요체이다. 이것이 두려우면 이재명을 이대로 놔두고 2027년 선거를 통해 우리가 정권을 탈환할 기회를 열어놓아라 하는 것이 그들의 현실적 구상인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할 것은 2017년 ‘광화문 촛불혁명’ 같은 국민적 몽환사태가 절대로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중남미 정치수준으로 추락하는 지름길이요 결국은 포퓰리즘 정책의 연속으로 나라가 쪽박을 차는 운명을 자초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족해방에 이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나라, 그 잿더미로부터 경제를 일으키고 자유민주 체제를 어렵사리 구축해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의 국가인데 어찌 한사람 타락한 마키아벨리의 모략에 휘둘려 이 모든 것을 잃어버려야 하겠는가? 체코방문에서 돌아오면 윤대통령은 곧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국정을 논의할 것이라는데 대통령은 이제 정권 전반기의 실수와 실패를 되돌아보고 고칠 것을 고쳐 성공적인 정권 후반기를 구축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