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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極의 나라!

호천 2024. 6. 9. 11:48

 太極의 나라, 艮方의 우리나라

필자가 <주역>을 공부하면서 명확히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태극(太極)'이다.

당연히 한국 사람이니까 '태극기', '태극낭자', '태극무공훈장' 등 태극이란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태극의 뜻이 이렇게 심오한 줄은 미처 몰랐다. 더 놀라운 건 우리 국민 대부분이 나라의 얼굴이자 대한민국의 상징물인 태극기(太極旗)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에겐 그 사람만이 갖는 이름과 그 얼굴이 있듯이, 마찬가지로 나라도 그 나라만의 이름과 나라의 얼굴이 있다. 그래서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제행사에 참가하는 나라들은 참가국의 이름과 참가국의 얼굴인 국기를 게양한다. 예컨대 미국은 성조기를, 중국은 오성홍기를, 영국은 유니언 잭으로 자기 나라를 상징한다.


또 사람의 얼굴(관상)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흔적은 물론 미래의 운명까지 알 수 있듯이, 국가도 마찬가지라서 그 나라의 국기를 보면 그 나라가 걸어온 역사와 미래의 국운을 알 수 있다. 필자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운은 태극기 한장에 다 들어 있다고. 태극이란 말은 <주역>에 나오는 말이다. 즉 '태극은 양의(兩儀, 음양)를 낳고, 양의는 사상(四象, 태양·소음·소양·태음)을 낳고, 사상은 팔괘(八卦, 건·태·리·진·손·감·간·곤)를 낳는다'고 한다.

태극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생명력의 원천'이다. 사람 같은 생물체야 유한한 생명을 갖고 태어나지만, 이 우주는 영원하다. 그렇게 우주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태극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이 우주는 영원할 수 있는가? 끝없이 펼쳐진 대우주는 분열의 양(陽)운동과 통일의 음(陰)운동을 영원히 반복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태극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태(太)자를 풀이해보면, '태(太)'자는 한자를 쓰고 있는 한·중·일의 세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만이 유독 '콩(豆) 태'라고 읽는다. 콩을 두 쪽으로 잘라보면 양쪽(음양) 떡잎으로 갈라진 한가운데 생명의 씨가 있다. 그 씨를 그림글자로 나타낸 것이 '太'라는 글자다. 또는 양팔을 벌리고(一) 왼발과 오른발의 두 다리(人)로 이루어진 '大'자에다 생명의 씨(丶)를 가진 젊은 남자를 상징한다고도 한다(太=大+丶 ).

어쨌건 태(太)는 '생명의 씨'라는 것이다. 그리고 '극(極)'자는 나무(木)의 뿌리에서 줄기, 가지로 빠르게 올라가고( 亟 ) 있는 목기운을 보여주는 글자다. 그리고 '태'자는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데 시간적으로는 '처음' '최초'를 의미한다. 그래서 역대 왕조에서 왕조를 개창한 첫 번째 왕을 가리켜 '대조(大祖)'가 아닌 '태조(太祖)'라 부른다(조선의 태조 이성계, 고려의 태조 왕건). 또 하늘과 땅이 처음 열렸던 시간대를 '대초(大初)'라 하지 않고, '태초(太初)'라 하여 <성경>에도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공간적으로는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양 중에서 가장 큰 양(陽)을 하늘에 떠 있는 태양(太陽)이라 하며, 가장 큰 음(陰)은 태음(太陰)이라 부르는 달이다. 그리고 <주역>에서는 한반도의 방위를 간방(艮方, 동북방)에 배속하며. 또 팔괘 중에서는 간괘(艮卦)가 태극에 해당하여 역학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태극기를 국기로 쓰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돌아왔다. 이 나라와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4 4월24일
智山 성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