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구조 개편? 왜 자꾸 들먹이는가?

호천 2011. 7. 28. 12:54

우리 군에 아주 묘한 병폐가 있어왔다.

일부의 인사들이 기회만 있으면 통합군제로 개편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번 군구조 개편 안도 이런 맥락에서 유사한 형태의 하나라고 본다.

과거에도 실패했고 이번에도 당연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편타당성을 결여한 편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진하려 하는 안에 대해서 중요한 네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체계적인 연구 검토와 검증없이 서둘러 추진하려는 데 문제가 있다.

 

군 상부지휘구조는 국가 안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신중하게 다루어야만 하며,

이번 개편안은 법개정을 포함 군구조 골격을 바꾸는 개편차원을 넘어서는 개혁의 차원이라 생각된다. 

이렇듯 중대한 문제를 애매한 구실을 근거로 하여 충분한 연구와 검증 없이 무엇이 급해서 서둘러 추진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현 지휘구조도 당시 연합작전지휘체제 변화를 고려하여 수년에 걸쳐 연구했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왔으며, 

전,평시 작전지휘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혹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일부 보완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

 

둘째, 군사조직의 중요한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

 

즉 문민통제의 원칙을 위배하여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제로는 부적합하다.

현역군인 한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헌정질서 파괴의 위험성이 있고,

합참의장과 각군총장의 군정,군령 양대 기능권 행사에 부담이 가중되어 작전지휘에 집중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군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시대 발전에 역행하는 제도이다.

 

과거와 같이 소규모의 병력이나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군대를 지휘하던 시대라면 혹 몰라도

현재와 같은 대규모 병력과 복잡한 구조의 군대를 지휘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아울러 현대와 미래전 양상은 더욱 전문화 과학화되어 가는데 통합군제와 같은 독단적 지휘구조는 부적합하다.

 

넷째, 추진과정이 잘못되었다. 

 

군 내부의 폭넓은 연구 검토와 이해, 합의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상부에서 무모하게 추진하려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이상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개편안은 국가 안위에 중차대한 과오를 초래할 수 있는 개악안이라고 본다. 

 

이러한 잘못된 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데 노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작전권 환수에 대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작전수행능력 구비에 진력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2011. 7.28. 전 합참 군구조 담당 실무장교 예)공군 대령 황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