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4계 커피!

호천 2009. 3. 27. 22:20


봄, 여름, 가을, 겨울 커피 / 용혜원 님
봄 커피 
봄 향기에 
온몸이 
열정으로 끓어오른다 
봄바람에 
열린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꽃무늬가 
새겨진 잔에 
타 마시는 커피 
온몸에 
온몸에 
꽃들이 피어난다 
온몸에 
온몸에 
봄바람이 불어온다 
여름 커피 
땀을 뻘뻘 흘리다가 
마시는 
냉커피의 맛 
목줄기까지 시원하다 
뜨거운 태양 열기만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커피 
눈빛만 보아도 
행복하다 
여름날 카페에선 
더위를 뛰어넘어 
시원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다 
계절을 잊고 
서로를 잊고 
사랑할 수 있다 
가을 커피 
노란 은행잎이 떨어지는 
가을 도시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은행잎 하나 
띄워 마시면 
이 가을을 
마실 수 있을까 
하늘에서 
푸른 물감이 
커피잔에 뚝 떨어져 
고독에 물든 
마음의 색깔을 바꿀 수 있을까 
입술에 젖어오는 
쓴맛과 단맛 
프림의 조화를 이루는 
그날의 커피는 
가을색으로 물들었다 
겨울 커피 
온몸을 
움츠려도 떨리는 
한겨울 
언 손을 
커피잔에 녹이며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신다 
따스해지는 몸 
편안해진다 
한겨울엔 
이 맛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