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용혜원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갈대숲에 앉아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봄날의 화려함과 여름날의 무성함으로
가득했던 나무들도 모든 잎새들을
다 떨구어 매우 수척해 보입니다
떠남의 계절인 이 가을엔
내 마음도 허전함을 채우고 싶어합니다
그대와 함께 황혼이 짙게 물드는 시간까지
갈색으로 물들어 가을 속으로
빠져들면 외롭지 않습니다
가만히 그대의 어깨에
기대고 싶습니다
우리가 가슴 깊이 나눈 사랑을
저 푸른 하늘만 보고 있습니다
들판의 갈대들도
우리의 사랑을
손 흔들며 축복해 줄 것입니다